두 비트 사이의 틈
Between Two Beats

2022.7.21. - 8.10.
금천예술공장 3층, PS333

윤주희
긴 하루를 사는 이들을 위한 기념비

Wood, 복합설치, 2022



윤주희는 수년 전 ‘의지’라는 추상적인 개념을 거대한 벽에 클라이밍의 흔적으로 표현한 작업으로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같은 맥락에서 조금씩 새겨지는 일련의 흔적들을 모아 작가의 신체 리듬을 표현한다.

4AM은 새벽이라 쉽게 말하는 시간이지만 누군가에게 새까만 밤이고 누군가에게 하루가 시작하는 아침시간이다. 경계와 경계의 시점으로 마무리와 시작을 같이하는 이들의 시공간이다. 그들의 공통점은 누구도 자발적으로 선택한 시간이 아니라는 것이다. 더 긴 하루가 필요한 삶을 살아야 하는 이들이 비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시간일 수 있고 아니면 우연히 잠에서 깨서 존재하는 시간일 수 있다. 세상을 움직이는 것은 이렇게 4시에 깨어있는 존재들의 의지다. 비자발적으로 선택한 시간이지만 그러한 하루를 반복하는 것은 어떻게든 삶을 지속하겠다는 것은 그들의 부단한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나의 부실한 신체 부분을 본떠 만들었던 클라이밍 홀드는 신체 리듬이 따라주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기어이 그 시간에 깨어있는 존재들의 의지들을 기억하는 기념비 오브제가 될 것이다.

Copyright 2022-2023 @ 고윤정 Koh Yoon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