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비트 사이의 틈
Between Two Beats

2022.7.21. - 8.10.
금천예술공장 3층, PS333

진달래&박우혁
Stage Direction: Elephants and Polyhedrons

2022, 영상, 사운드, 인쇄물, 설치, 가변크기, 2022



세계는 복잡하게 보이지만, 단순한 ‘현재’들이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진달래&박우혁은 여러 지점의 현재들을 재조합해 하나의 무대에 올리는 작업을 지속해오고 있다. 그동안의 작업이 횡으로 나열된 현재에 대한 것이라면, 이번 작업에선 종으로 겹친 현재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작업은 어떤 현재가 ‘현재’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그 질문을 위해 어떤 현재를 시점과 관점에 따라 여러 개로 나누고, 그 현재들을 일종의 무대 지시서(Stage Direction)로 기록한다.

시간이 재배열되거나 생략 혹은 지연된 현재, 공간이 재구성된 현재, 사건의 중심이 내러티브에서 인물로 이동한 현재 등을 위한 무대 지시서는 사건은 똑같이 반복되고 있지만, 시간과 공간이 어떻게 조합되는지에 따라 변주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Stage Direction’은 무대 지시서, 무대 지휘서, 무대 감독 기술 등을 말하며, 진달래&박우혁이 그동안 여러 프로젝트에서 발전시켜 온 장면 구성, 대본, 사운드 스코어, 퍼포먼스 스코어, 무대 장치 디렉션, 조명 디렉션 등 무대를 구성하는 여러 요소들을 하나로 모은 포괄적 형태의 지시서다. 이번 전시를 위한 Stage Direction은 이런 여러 스코어들을 중첩해 구성한 한권의 책자와 영상 작업으로 완성된다.

"오래된 아파트일수록 새것을 들여온다기보다는 살고 있는 일부의 부분을 고쳐서 사용하는 경우들이 있다. 아파트를 이리 저리 둘러보는데 나름의 이유들이 있는 생김들이 있었다. 화단이 없는 곳에는 플라스틱으로 간이 화단을 만들었고, 다용도실에 턱이 없는 곳에는 턱을 만들었다. 우리는 앞에 살았던 사람들의 얼굴을 전혀 몰랐지만 계속 그들의 삶의 패턴을 떠올렸다.

흔적이 오래되니 하나의 패턴과 리듬처럼 정돈이 되었고, 14층의 아파트 아래층부터 꼭대기층까지 비, 바람의 흔적과 사람이 만들어낸 흔적들은 자꾸자꾸 하나가 되어서 동네 특유의 전경을 만들어냈다. 동네 엄마들을 만나면 각자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적인 공간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있는지 노하우를 방출하였다. 그렇게 모이고 모여 작은 화장실은 세탁실이 되기도 하고, 김치 냉장고의 자리는 이리저리 옮겨져갔다. 우리는 그렇게 또 새로운 생채기와 흔적을 냈다.

처음으로 페인트를 사다가 벽에다가 조금 발라 보았다. 이전 흔적은 아무래도 조금 지워내야 했다.” (진달래&박우혁)

Copyright 2022-2023 @ 고윤정 Koh Yoonjeo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