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비트 사이의 틈
Between Two Beats

2022.7.21. - 8.10.
금천예술공장 3층, PS333

조재영
Monster & Monsters

55x57x183, 47x55x178cm, 2022



조재영의 Monster 시리즈는 여러 사물의 윤곽을 점, 선, 면으로 연결하고 확장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기하학 형태들로 구성된 조각이다. 작품에서 수(number)는 기존 언어와 구분되는 대안적 언어로 사용된다. 사물간의 차별, 위계질서 등이 필연적으로 내재되어 있는 기존 언어와 달리, 수(number)는 사물 간의 서로 다름, 차이에 집중하며 ‘평등’의 가치를 지향한다. 다양한 형태의 사물이 연결되어 공존하고 있는 작품은 우리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긴밀한 관계 속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유동적 존재임을 상기시킨다.

Monster에서 변이는 예측 불가능한 괴물의 노선을 따른다. 다른 전시에서 사용된 것의 일부를 잘라내고 덧붙이는 과정을 통과한 그것은 다음 전시에서 어떤 모습으로 재탄생할지 예측불가이다. 그것은 완결된 작품이 아니라, 다시 엮어 쓰고 해석될 수 있는 텍스트 같은 방식이다. 작품의 소비에서 발생하는 수동적인 즐거움이 아니라, 늘상 새롭게 짜여지는 ‘텍스트의 쾌락’(롤랑 바르트)을 야기하는 과정은 작가 뿐 아니라 독자에게도 해당된다. 상황과 상태, 과정과 흐름을 가시화 하는 이 작품은 하나의 본질이 아니라 변형의 과정 그 자체가 본질을 이룬다. 무에서 유의 창조나 영원성 같이, 아직도 예술에 남아있는 신학적(그리고 그것의 변형인 관념론) 잔재를 거부한다. 종이로 만들었지만 견고해 보이는 Monster에는 전체의 구조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결정적 위치가 없다. 그것은 시공간의 축을 따라 변화하며, 눈을 속이는 재료사용은 안과 밖 사이의 연속적 관계도 단절시킨다.

Copyright 2022-2023 @ 고윤정 Koh Yoonjeong